- 등록일 2021-09-17 10:03:07
지난 5월 18일 대한상공회의소 본사 건물에서, 이대환 선배님과의 멘토링이 진행되었습니다. 선배님은 행정학과 08학번으로 정책과학대학 수석 졸업 후, 현재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 경제정책팀에 재직 중이십니다. 멘토링은 대한상공회의소에 대한 소개와 대학 생활 조언 위주로 이루어졌으며, 본 인터뷰 내용이 학우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Q. 선배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행정학과 08학번으로 현재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 경제정책팀에 근무중이며, 2015년에 입사해서 올해로 6년차가 되어갑니다.
Q. 행정학과에 입학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원래 국제기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국제기구에 들어가는 방법으로는 보통 KOICA나 JPO 시험을 통해 들어가게 되는데, 행정학과에서 이 시험을 많이 준비하고 응시하기 때문에 행정학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행정학이 효용성과 확장성이 넓은 학문이라 저희 회사 내에서도 행정학과 출신 분들이 많으십니다. 특히, 요즘 경제 규제에 관련된 업무를 다루면서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Q. 대한상공회의소는 어떤 기관인가요?
A. 대한상공회의소는 법정 경제 단체로, 국제통상본부, 경제조사본부, 유통물류진흥원과 공공사업본부 등으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작은 정부처럼 각각 정부 부처에 매칭되는 팀이 있어서 이들은 주로 정부와 함께 일하며 정책 제언을 합니다.
그리고 대한상공회의소는 따로 상공회의소법이 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정도 매출이 있는 기업들은 상공회의소에 매출의 일정 퍼센트를 회비로 납부하여 가입하게 되어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기업인들을 대변해서 정부에 의견을 전달하는 기관이기도 하고, 역으로 정부의 정책을 조율하여 기업에게 실행하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정부와 기업을 이어주는 일종의 다리 역할인 셈입니다.
국제통상본부는 제가 처음에 입사한 곳으로 주로 경제 사절단 파견 업무를 합니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업 사절단을 조직하고 현지에서 상대 기업들과 포럼을 진행합니다. 또한, 그 국가의 기업과 상담회를 가지고 중점적인 산업 단지를 방문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 국제본부에서 5년 정도 일을 하다 작년에 코로나로 인해 경제조사본부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유통 관련 업무로는 대한상공회의소가 GS1 코리아 본부를 겸하고 있는데, GS1은 국제 표준인 바코드를 관리하는 기관으로 각 국가마다 본부가 있습니다. 그래서 거래되는 모든 상품의 바코드를 찍으면 가격의 일정 퍼센트를 저희가 보상으로 받게 됩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나 토크 콘서트와 같은 행사의 경우에도 대한상공회의소가 산업부와 함께 진행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예산을 지원받아 정부의 사업을 대신 집행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공공사업본부에서는 다들 잘 아시는 것처럼 워드프로세서와 컴퓨터활용능력과 같은 자격증 업무를 담당합니다. 저희는 이러한 자격증 시험의 응시비를 월급으로 받게 됩니다. 이렇게 각 부서마다 역할이 다양해서 그 구분이 꽤 뚜렷한 편입니다.
Q. 현재 경제정책팀이신데, 실제 경제 정책 마련할 때 경제학의 원리들을 고려하나요?
A. 사무관들이 실제 경제 정책을 실행했을 때 어떤 결과가 예상이 되는지에 대한 선행 과제를 연구 위원에 맡기기도 합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그 정도로 깊게 들어가지는 않지만 일을 하다 보니 연구소가 아닌 이상 실물 경제를 다룰 때는 경제학원론이나 거시 경제 정도가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고 느낍니다.
Q. 대한항공에서 대한상공회의소로 이직하셨다고 들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사실 저는 대한항공 업무가 정말 재밌었습니다. 그런데 1년 정도 근무를 하다 보니 앞으로도 이 직장을 다닌다면 계속 재미있을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재밌다는 것은 성취감에서 오는 재미도 있지만 어떤 의미로는 현실 안주라고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떤 일에 대해 너무 쉽게, 힘을 들이지 않고 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대한항공에 입사하기 전에는 언론고시 반에 잠깐 있었습니다. 이때 해외 무역 관련해서 포스코 인터내셔널이나 LX 인터내셔널 같은 상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활동적이고 새로운 환경에 노출이 되는 직업이 저에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Q. 대한항공에서는 어떤 업무를 맡으셨나요?
A. 저는 대학교 졸업 후 입사하게 되었는데, 이런 경우에는 현장에서 3년간 근무를 해야 합니다. 저는 복수전공으로 중국경제통상을 전공하여 공항으로 발령이 나서 그곳의 출입국 의전 팀에서 1년 정도 근무를 했습니다. 보통 여러분들이 알 고 있는 공항에서 몸수색을 하는 곳이 출입국 지역인데,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담당합니다. 예를 들어 티켓 검사, VIP 승객 에스코트, 무기 또는 마약 밀매자의 경찰 인계 등을 합니다.
Q. 행정학과 외의 복수 전공을 하셨나요?
A. 네, 중국경제통상을 전공했습니다. 이는 연합 전공으로 국제 대학원 중국어과와 중어중문학과 그리고 경제금융대학이 연합한 전공입니다. 중국경제통상 전공은 상경계로 분류가 되며 여름방학에 한달 동안 상해로 유학을 보내주는 등 좋은 점이 많은 전공입니다. 다만 졸업여건으로 HSK 5급을 취득해야 하는데, 이런 자격증을 미리 따게 되면 나중에 취업이나 그 외의 분야에서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전공은 단순히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저의 흥미에 따라 공부한 것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전공입니다.
Q. 원래 중국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A. 네, 제가 외국어 고등학교 중국어과를 나와서 중국어를 배우기도 했고 원래부터 서예 같은 중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덕분에 국제 본부에서 중국을 담당하였을 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나는 업무로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순방 때 경제 사절단을 파견하는 일이 있습니다.
Q. 정책과학대학 수석 졸업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학점관리를 하셨나요?
A. 학점 같은 경우에는 ‘다시 돌이킬 수 없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임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매사에 이런 생각을 하는 건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기회는 한 번이고 이걸 되돌리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들기에 지금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학점과 관련해서 한 가지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학점과 같은 비 가역적인 것들에 대해 구분을 해야 합니다. 즉, 한 번 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말하는데 학점 같은 것이 여기에 포함이 됩니다. 학점 외에도 스스로의 행동이나 결정 같은 하나하나가 모두 비용 즉, 나의 에너지가 쓰이는 일입니다. 이런 에너지가 누적이 되면 쉽게 피곤해지기 때문에 저는 최대한 이를 간단하게 해서 에너지와 시간을 아끼려고 합니다. 그 중 딱 한가지 예외가 무언가를 했을 때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인데, 이건 정말 조심해야합니다. 특히, 학점 같은 경우는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4년 밖에 없기도 하고 나중에 무엇을 하더라도 계속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Q. 방학 때 주로 무엇을 하셨나요?
A. 저는 아르바이트를 주로 했습니다. 새로운 경험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서 카페나 시장, 학교 도서관 등 다양한 곳에서 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일 자체로 얻는 점들도 있지만 사람들을 보는게 재밌었습니다. 똑같이 응대해도 사람마다 다르게 반응하는 점이 흥미로웠는데, 사람들이 정말 다양하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대한항공에서의 업무는 서비스직이다 보니 더 잘 와닿았는데, 이를 통해 내면의 고민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이 적절한 행동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배우는 점이 많았는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비즈니스 모델들을 바로 옆에서 보는 일이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Q. 행정고시는 준비를 안 하셨나요?
A. 네, 저는 행정고시 준비를 하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준비하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나중에 공공기관이나 저희 회사 같은 곳에 취업을 할 때에도 그때 공부한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특히, PSAT은 공부하면 나중에 로스쿨에 갈 때에도 유용합니다. 하지만 너무 오래 행시 준비에 매달리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년 정도가 적당하다고 보는데, 스스로 타임 라인을 정해 놓지 않으면 너무 늘어지기도 하고 미루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 본인 스스로도 많이 지치고 자존감도 깎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 회사에도 행시나 사시를 준비하다가 오신 분들이 많은 편입니다. 그분들이 하고 싶어했던 일이 대한상공회의소에서의 업무와 비슷한 류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Q. 보통 행정학과에서는 행시를 준비하는데, 같은 학번에서는 행시를 준비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정확한 비율은 잘 모르겠지만 절반은 시도했던 것 같습니다. 붙은 친구들도 여럿 있지만, 행시도 본인의 적성을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내가 행정학과에 왔으니 행정고시를 보겠다고 하지만 그게 나에게 정말 맞는지를 잘 생각해야 합니다. 본인이 직업에 대해 만족할 수 있는지, 사명감을 가지고 할 수 있을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요즘은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본인이 잘 판단하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행시에 합격하면 좋은 점도 많습니다. 안정정과 명예 등이 있지만, 과연 그게 나를 규정짓는 요소가 될 수 있는지 잘 생각해봐야합니다.
Q. 취업을 준비 할 때, 학교 생활에 있어서 어떤 활동이 가장 도움이 되셨나요?
A. 저는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고 논문 공모전에도 참여했습니다. 원래 중국에 관심이 많았는데, 논문 주제가 한중수교20주년이여서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을 모아 여름 방학 내내 각 지방의 대학들을 돌아다니며 설문조사를 하고 교수님들께 직접 의견을 여쭤 보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수상을 했는데 정말 보람 있던 활동이었습니다. 공모전 같은 대외활동도 경험 차원에서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이런 기억들이 학교 다닐 때의 좋은 추억으로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사적으로는 사람을 많이 만나보면 좋은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서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이 어떤 부분에 마음을 쓰게 되는지 알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보내주는 어학연수나 교환학생 같은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저도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특히, 교환학생은 학점 인정도 되고 자기 전공과 유사 과목을 듣는다면 P/F로 점수가 나와 부담 없이 신청해볼 수 있을 겁니다. 교환 학생은 정말 추천하는 활동 중 하나입니다.
Q. 대학원에 다니신다고 하셨는데, 그렇게 직장과 대학원을 병행해서 하는 분이 많은가요?
A. 주변을 보면 적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학위 취득이 자기 만족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생존전략으로 볼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저희 회사는 근무 기간과 업무 평점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여 대학원을 보내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다들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한상공회의소가 연구 성향이 있다 보니 학사 학위로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어 보통 석사나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지금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퇴근하고 따로 시간을 내어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Q. 대학 생활에서 후회되는 점이 있으신가요?
A. 저는 대학 생활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건 영어인 것 같습니다. 더 열심히 공부를 하지 못했던 게 후회가 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학점 관리와 영어 공부는 지금 열심히 하길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선배님께서 역동적이고 다양한 것들을 추구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정적인 것도 좋아하기는 하지만 감정이란 건 이제는 알겠다 싶다 가도 매 순간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어떤 감정을 느껴볼 수 있고, 어떤 생각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영역을 계속 확장해보고 싶습니다. 이걸 의식적으로 하고는 있지만 외부 환경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의지로 모든 걸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런 환경 속에 나를 집어넣는 게 중요합니다. 제가 원치 않아도 던져지게 되는 환경이 스스로를 성장시킨다고 생각해서 역동적인 걸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싶어서 더 새롭고 다양한 걸 찾아보는 것 같습니다.
작성자 : 행정학과 21학번 최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