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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혜윰談, 권순진 동문 (행정학과 03학번, 현 국회사무처 관리국 관리계장(서기관)) - 행정학과 학술위원회 인터뷰> Hit 1180
  • 등록일 2023-03-07 09: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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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혜윰 7기_두 번째 멘토링, 권순진 선배님]

 지난 2022년 9월 19일, 국회사무처 관리국에서 서기관으로 근무 중이신 한양대학교 행정학과 03학번 권순진 선배님과의 멘토링이 진행되었습니다. 권순진 선배님께서는 제30회 입법고시에 합격하셔서 국회행정안전위원회 입법조사관,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으로 근무하셨습니다. 입법고시 준비과정부터 국회직 공무원의 업무에 대한 이야기까지 공직에 대한 선배님의 생각을 알아볼 수 있었기에 이번 멘토링이 고시를 준비하시는 학우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 행정학과 진학 계기가 있나요?

- 저는 사회과학부로 입학했는데, 1학년 때는 아직 전공을 선택하기 전이여서 여러 학과의 과목을 수강하면서 장래 진로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여러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신문방송학과(현재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 가서 방송PD가 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한편으론 국가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죠. 1학년을 마치고 전공을 선택하는 시점이 왔을 때, 방송 관련 직업보다는 행정학과에 진학해서 공직 분야에 진출하는 것이 제 능력이나 적성과 맞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한, 당시에 막연하게 행정고시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우리 학교가 행정고시반을 운영해서 지원을 잘해준다는 것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행정학과로 진학해서 고시에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2. 국회직 공무원은 어떤 업무를 하나요?

- 국회 안에는 국회사무처, 국회도서관, 국회입법조사처, 국회예산정책처와 같은 소속기관들이 있고, 국회직 공무원은 이들 기관에 근무하면서 국회 및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을 지원하고 국회의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다양한 업무들이 있지만, 대표적으로는 국회 상임위원회에 소속되어 입법조사관으로서 입법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이 있습니다. 국회에는 정부 부처에 대응하는 소관 상임위원회가 있는데, 예를 들어 행정안전부가 있으면 국회에는 행정안전부 소관의 법률과 예산・결산을 심사하는 행정안전위원회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임위원회에는 의원들이 있고 의원들 각각의 보좌진과 저희와 같은 국회 일반직 공무원들이 있어요.

 상임위원회에 근무하는 국회 공무원들은 법안이나 예산・결산 등 각종 의안이 제출되면 그것을 검토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을 합니다. 국회의원이나 정부가 법안을 발의하면 그것이 바로 법안이 되는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여러 단계의 검토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저희는 발의된 법안의 다양한 측면을 검토하고, 가령 발의한 법안대로 개정했을 때 당초의 취지대로 효과가 있을지, 부작용 등 다른 문제점은 없는지, 외국의 사례는 어떤지, 비용은 어느 정도 드는지 등을 중립적이고 전문적으로 판단해서 '법안 검토보고서'를 작성해서 국회의원에게 제공합니다. 이러한 보고서는 법안을 심의할 때 참고자료로 활용되는데, 국회의원들이 법안을 심의할 때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죠.

 

3. 고시를 어떤 방식으로 준비하셨나요?

- 저는 2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와서 본격적으로 고시 공부를 시작했어요. 2007년에 처음 행정고시 1차 시험을 본 후 행정고시반에 들어가면서 행정고시를 준비했죠.

 처음 고시를 준비할 때 국회에 들어오는 입법고시는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행정고시와 입법고시는 시험과목이 똑같아서 보통 1차 시험은 둘 다 응시하지만, 행정고시에 비해 입법고시는 매년 채용인원이 15~20명 수준으로 매우 적어서 1차 시험에 합격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죠.

  고시공부를 할 때 학교 행정고시반에서도 하고, 고시촌인 신림동에 가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고시공부를 오래한 편인데, 시험을 계속 떨어지면서 불안하기도 하고,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고시를 준비할 수 있었던 건 고시반에서 여러 지원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고시반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인터넷 강의 지원이나 장학금 혜택도 있었기 때문에 계속 고시를 준비할 수 있었죠.

  오래 고시반에 있으면서 학교로부터 혜택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학교나 후배들에게 멘토링 등 요청이 오면 저도 많이 도와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웃음).

 

4. 행정고시와 비교하여 입법고시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 행정고시에 합격해서 행정부처에서 일하는 것과 입법고시에 합격해서 국회에서 일하는 것은 여러 방면에서 차이가 있고, 각각의 매력이나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과거에는 국회보다는 행정부의 역할이나 정책주도권이 더 강했다고 볼 수 있지만, 최근에는 입법부의 역량과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회공무원의 역할도 더 커졌다고 볼 수 있어요. 또한, 행정고시에 합격해서 한 부처에 배치받으면 퇴직할 때까지 그 부처 내에서만 일을 하게 되지만, 입법고시에 합격하면 여러 상임위원회에 근무하면서 다양한 행정부처의 법안, 정책을 검토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최근에는 행정부가 세종시로 이전한 영향으로 서울 여의도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입법고시의 장점이 더 커진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5. 맡으셨던 업무 중 인상 깊었던 일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 제가 국회에 처음 들어가서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경찰청 소관 법안을 담당하면서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검토하는 업무를 했었어요. 당시 난폭운전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면서 난폭운전을 금지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많이 발의되었어요. 개정안마다 난폭운전의 개념부터 처벌 형량까지 다양했기 때문에 각 개정안의 내용을 검토하고, 올바른 대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법안심의과정에서 제가 검토한 내용과 대안이 실제로 많이 반영이 되었고, 그러한 내용의 개정안이 상임위원회와 본회의까지 통과되어 도로교통법에 난폭운전의 처벌에 대한 조문이 신설되었고, 난폭운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었죠. 법을 발의하고, 심의하여 개정하는 권한은 국회의원에게 있지만, 입법과정에서 저희와 같은 공무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고, 제가 수정한 조문 문구들이 실제로 법에 반영되는 것을 보면서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도 느끼게 되는 경험이었습니다.

 

6. 국회에서 실무 중에 입법고시를 준비하며 배웠던 지식이 많이 도움 되셨나요?

- 저도 고시공부를 하면서 실제 일을 할 때 이러한 지식들이 어떤 도움이 될까라는 궁금함이 있기는 했습니다.(웃음) 고시 같은 경우 1차는 PSAT(공직적격성평가)와 헌법이고, 2차 시험은 행정법, 경제학, 행정학, 정치학 등의 과목이 있습니다. PSAT는 말 그대로 응시자가 공직자로서의 자질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으로 지식 암기가 필요한 시험은 아니고요. 헌법과 2차 시험과목은 공직에서 업무를 하면서 필요한 기본 소양이면서 실제로 업무할 때도 많이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가의 정책집행은 기본적으로 헌법과 구체적인 개별법령에 근거해야 하고, 예산을 수반하기 때문에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효율성과 효과성을 고려해야 하는 등 경제학의 지식도 갖추어야 하죠. 행정학의 경우에도 여러 이론들이 현실하고 아예 동떨어진 막연한 것이 아니고, 현실의 다양하고 복잡한 정책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데 유용한 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법이나 정책문제를 다룰데 기본적인 소양 지식으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7.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 공무원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선배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에는 직업안정성이 중요시되면서 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높다가 최근에는 민간에 비해 낮은 보수, 경직된 조직문화, 공무원연금개혁으로 인한 기대연금 수준의 하락 등으로 공무원의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네요. 또한, 최근의 젊은 세대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 장기적인 안정성보다는 워라벨이나 수평적인 조직문화, 업무량이나 능력에 상응하는 보수 수준을 중요시하면서 민간기업이나 스타트업 등에 도전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고시에 합격해서 공무원을 하게 되면 민간의 최고 수준까지는 아니겠지만, 대기업 수준의 보수 수준은 되는 것 같고, 장기적으로 정년이 보장되기에 직업안정성 측면의 메리트는 여전히 있습니다. 또한, 국외 유학이나 해외 파견 등의 혜택도 있고, 예전에는 공직사회 분위기가 회식도 많고, 야근도 많이 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에는 워라벨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체감하고 있습니다. 민간에 비해 경력 단절 없이 육아휴직을 상대적으로 편하게 쓸 수 있다는 점도 있는 등 직업으로서 공무원의 장점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공무원이 절대적으로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 전체의 인적자원의 활용 측면에 볼 때 공무원시험에 많은 인재들이 투입되고 높은 경쟁률을 가지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고, 젊은 인재들이 민간부분에서 창의적이고 생산성을 낼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국가 전체 차원에서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죠.

  그렇지만 민간부분뿐만 아니라 공직부분도 유능한 인재들이 진출하여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 국가경쟁력과 공공부문의 경쟁력도 중요하니까요. 우리나라 경제수준에 걸맞은 중요한 결정이 이루어지려면 우수한 인재들이 공직에 들어와서 국가의 정책결정과 법이나 예산을 설계하고 집행하는데 참여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이러한 공적인 업무를 하는 보람이나 가치는 시대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민간 대비 공무원에 대한 처우와 대우는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할 수 있지만, 공적인 업무를 하면서 국가나 사회에 기여한다는 자긍심과 보람은 여전히 직업을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일 수 있기 때문에 공직에 대한 적성이나 가치관이 맞는다면 공무원에 도전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고, 공직에 진출하고 나서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8. 마지막으로 한양대 후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저도 고시를 처음 준비할 때, 그리고 몇 년 간 고시공부를 하면서 ‘내가 과연 합격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사실 고시가 경쟁률이 굉장히 높다고 하더라도 실 경쟁률을 생각만큼 그렇게 높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아직 준비가 안된 경우도 많고, 이제 막 처음 응시하는 경우나 실제 합격할 수준에 이르지 못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언론에서 나오는 몇백 대 일이라는 수치에 처음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고시공부를 시작하더라도 몇 년간 꾸준하게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열심히 공부한다면 언젠간 된다는 말은 못 하겠지만, 제가 고시반에 있으면서 선후배들 중에 행정고시나 입법고시에 합격한 사람이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 것을 보면, 성실하게 꾸준히 준비한다면 합격할 가능성은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안고 몇 년간 고시공부를 꾸준히 준비하려면, 진입하기에 앞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인지, 나의 적성과 가치관이 공직에 맞는지, 몇 년간 흔들리지 않고 고시공부를 할 수 있는 의지와 자세가 있는지 등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판단이 생겼다면 ‘혹시라도 안되면 어떡하지’라는 결과에 대한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도전을 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인생을 살면서 몇 년 간 불확실성을 안고 도전을 하는 일은 쉽지 않고, 20대 대학생 때나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서 도전하고 인내하고 최선을 다했던 경험은 꼭 공직이 아니더라도 인생을 살면서 자신만의 소중한 경험과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고시 외에 다른 도전을 하거나 고시 준비를 하기 전이라면 대학교 1, 2학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대학교 3학년만 돼도 학점관리나 취업 준비, 고시 준비 등으로 여유가 있지 않으니깐요. 저 같은 경우 1, 2학년 때 학회 생활이나 여행동아리를 하면서 여행도 많이 다니고 공부 외에 다른 경험도 하고 나니까 고시공부를 하면서 대학생활에 대한 아쉬운 마음이 덜 한 부분도 있고, 자신만의 다양한 스토리가 생기면서 면접을 볼 때나 나중에 조직생활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후배님들이 고시 준비를 하는 것도 좋지만, 고시 외에 다른 길도 많고 아직 앞날이 긴 20대이니만큼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도전을 겁내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멘토링 후기]

21 오세훈

  평소 행정고시에 대해서는 교수님들이나 한양대 고시반 친구들에게 관련 이야기를 많이 접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데, 입법고시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합격자 수도 훨씬 적고, 정보도 비교적 부족하다 보니 별다른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습니다. ‘국회’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뭔가 국회의원들이 업무의 중심이라는 막연한 이미지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멘토링을 통해 권순진 선배님으로부터 직접 국회 사무관이 어떤 일을 하고, 이것이 국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기획재정부 등 행정부 부처의 공무원들처럼 활동이 전면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입법 활동 및 예산결산심사 보조 등등 국회 사무관이 담당하는 업무는 그 중요성에 있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과거에는 국가 정책이 행정부의 주도로 진행되었지만 오늘날에는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국회로 상당 부분 그 역할이 전가되었으며, 향후 국회의 영향력이 지금보다 더욱 커질 것임을 감안했을 때 국회 사무관이라는 직업은 큰 메리트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고시를 준비하시는 행정학과 학우 분들, 그리고 신입생 여러분들이 권순진 선배님과의 이번 멘토링을 통해 입법고시와 국회 사무관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으셨기를, 또한 향후 진로 선택에 있어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21 김연재

  평소 저에게 국회는 국회의원의 모습만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어서 국회직 공무원에 대해선 무지하고 생소했는데 권순진 선배님을 통해 국회의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권순진 선배님께서 국회직의 장점과 자신의 긴 수험생활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정신과 어떤 일을 해보아도 그 길이 자신과 맞지 않더라도 새로운 길이 있으니 하고 싶은 일들을 해볼 것이라는 말씀을 해주신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마지막에는 20살 초반의 대학 생활을 보내고 있는 후배들에게 많은 경험을 해보라고 해주신 말들을 통해 선배님께서 후배들을 아끼는 마음이 느껴져서 감사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멘토링 흔쾌히 수락해주신 권순진 선배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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