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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혜윰談, 네 번째 이야기 10학번 정예 동문
조회 3407 2021-02-23 15:51:36

혜윰談, 네 번째 이야기

 

행정혜윰의 네 번째 멘토링은 10학번 정예 선배님과 함께했습니다. 정예 선배님께서는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거쳐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시고, 송무와 자문 전문 로펌을 거쳐 현재는 학교법인 인제학원의 사내변호사로 재직하고 계십니다. 부디 이 멘토링 내용이 로스쿨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Q. 로스쿨 입학을 언제부터 준비하셨나요?

A.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임을 미리 밝힙니다. 저는 리트를 접수한 후에도 진로 결정이 되지 않은 상태였고, 다른 취업 준비와 학업을 병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리트 시험의 실질적인 준비 기간도 일주일 남짓밖에 되지 않습니다. 다만 이것은 특수한 경우이고, 보통은 1년에서 2년 정도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Q. 영어 성적은 언제쯤, 어느 정도의 성적을 취득해야 할까요?

A. 영어 성적은 서류 제출 시 유효기간 내의 성적이면 언제 것이든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자신의 영어 실력을 어필하고 싶은 학생의 경우라면 성적의 취득 시기도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질문의 ‘언제쯤 마련할 것인지’가 ‘성적을 받는 데 필요한 기간’에 관한 거라면 이건 개인 별 편차가 존재할 것 같습니다. 왜냐면 보통 로스쿨 입시에서 영어성적 같은 정량요소는 학교별로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본인의 실력에서 그 기준을 넘기까지 걸릴 시간이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 기간을 생각하고 각자 역량에 맞게 준비하면 되는 문제라, 딱히 정해진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 듯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리트 응시 직전에 토익 성적 (970)만 보유하고 있었기에, 토익을 받지 않는 고려대 로스쿨 입학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요건 충족을 위해 텝스 시험을 치렀고, 간신히 학교에서 제시하는 커트라인만 겨우 넘겼던 것 같습니다. 입학하고 나서 보니 텝스 900점 근처의 엄청난 영어 실력자도 많은 반면, 의외로 저랑 비슷한 점수를 받은 사람도 꽤나 있었습니다. 다만 요즘은 정량에서 영어 점수의 중요도가 초기에 비해 높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따라서 본인이 영어 실력을 크게 강조하고 싶은 경우가 아니라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Q. 로스쿨 입시에서 나이에 따른 불이익이 존재하나요?

A. 제가 입학하던 2016년 무렵까지만 해도 그런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밑으로는 적어도 정량적으로는 그런 차별이 없어졌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이 차별이 있었다고 하는 제 기수에도 저보다 열 살 이상 많은 동기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타 학교에는 30, 40대 신입생들도 있었기에, 나이에 따른 차별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자소서를 잘 다듬어서 늦은 나이에 지원하게 된 동기를 충분히 설명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다른 요소들이 모두 동점일 때, 나이가 많은 지원자의 경우 자신이 왜 늦은 나이에 지원하게 되었는지에 관하여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타 지원자에 비해 우위를 점하기 어려우니까요. 그런 정성적인 부분에서 일부 불이익이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정량적으로 나이 때문에 손해를 보는 일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로스쿨 자소서 관련해 선배님은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A. 저는 절대적인 준비 시간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에, 딱히 자소서를 위해 준비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소서에는 제가 인생에서 역경과 고난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관한 것들을 주로 썼습니다. 이건 사정상 어쩔 수 없었기 때문에 일단 논외로 하고, 다른 사람들 자소서 얘기를 통해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 동기들 같은 경우에는 공익법률단체 인턴, 토론 동아리 등의 비교적 흔한 활동을 하기도 했지만, 워낙 각양각색이라 ‘이게 대세였구나.’ 또는 ‘이게 통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건 딱히 없었습니다.

또 저는 여러 요청으로 로스쿨 입시 자소서를 첨삭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동기들 자소서와 비슷하게, 그 내용은 정말 다양했습니다. 유학을 다녀온 사람, 법률과는 상관없는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한 사람, 창업과 알바 경험을 쓴 사람 등등 로스쿨 도입 1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생각보다 로스쿨 하나만을 보고 달려온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니까 ‘로스쿨 자소서와 관련된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자소서에 뭘 쓰면 좋다는 건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특히 저학년 때는 하고 싶은 걸 맘껏 해 보시는 게 로스쿨 입시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제가 자소서 첨삭을 할 때도 내가 좋아서 한 일들과 법의 접점을 잘 찾아내서, ‘나는 ~활동을 했는데, 거기서 ~를 느꼈기 때문에 ~한 변호사가 되고 싶다’라고 쓴 경우가 가장 읽기 좋았습니다.

 

Q. 로스쿨 입시에 필요한 정성 요소는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A. 앞의 질문과 비슷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앞서 말씀드렸듯 저는 자소서에 제가 살면서 겪은 고난과 역경 얘기를 썼습니다. 질문이 들어왔으니 개인사지만 말씀을 드리면, 제가 어렸을 때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는데, 그것을 극복하며 느낀 것이 꽤나 많습니다

결국 저도 로스쿨 입시에서 그 흔하다는 ‘공익변호사 되고 싶어요.’ 라는 내용의 자소서를 써서 냈습니다. 다만 한 가지 특별했던 건 ‘저는 법률전문가로서 복지정책을 만드는데 참여하고 싶다.’라고 썼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건 그때 제가 정말 하고 싶던 일이었고, 많이 고민해 본 주제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걸 뒷받침하는 특별한 활동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복지와 관련된 제 솔직한 경험과 느낌, 저의 강점에 대한 제 생각들을 잘 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계속 말씀드리는 거지만 ‘정성요소’ 라는 게 뭘 하면 입시에 좋다, 뭘 하면 정성이 더해진다, 이런 건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지, 내가 되고 싶은 건 뭔지, 이런 걸 먼저 생각하시고 그에 부합하는 정성 요소를 채워 나가시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통 학생들은 반대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키는 대로 살다가 살면서 내가 했던 것들을 다 모아놓고, 거기서 방향을 찾게 됩니다. 그래서 그 과정이 고통스럽고 힘든 것이죠.

물론 사실은 그게 더 자연스러운 과정일 수는 있습니다. 저도 아까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씀드리기도 했고요. 그런데 자소서를 쓰는 과정이 조금 더 쉬워지려면, 그리고 변호사가 되기를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결국 ‘이건 뭘 위한 거지?, ‘이건 어떤 변호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거지?’라는 생각을 가끔 하시면서 공부나 활동을 하시면, 나중에 자소서를 쓸 때, 방향을 찾는 데 조금 더 수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로스쿨의 일반적인 공부 환경과 난이도, 학업 이외의 생활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A. 다들 열심히 합니다. 다만, 사람마다 법에 대해 느끼는 난이도가 다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각자 들인 노력이 결과로 드러나는 사람도, 잘 드러나지 않는 사람도 있어요.

근데 그렇다고 해서 밤낮도 주말도 없이 3년 내내 공부만 해야 한다, 그건 절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어느 정도는 포기해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웬만한 여가, 취미 활동은 하면서 살 수 있습니다. 변호사시험 자신 있는 분들 중에는 로스쿨 3학년 때도 게임하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Q. 로스쿨에서 로클럭 입사 또는 검사 채용을 하기 위한 성적은 어느 정도 되어야 하나요?

A. 이건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러운 게, 저는 저희 학교 기준으로밖에 말씀을 못 드립니다. 참고용으로만 들으시길 권장합니다. 로클럭은 고려대 로스쿨 기준 학점 상위 20%, 검사는 상위 30% 정도면 무난하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이하 성적에서도 채용된 사례를 본 경험이 있기에, 학점이 낮다고 해서 결코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왜 검사의 성적 범위를 넓게 잡았냐면, 검사는 학점보다는 시험 한 번의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로클럭은 서류심사와 필기시험, 면접을 거쳐 선발됩니다. 2학년 2학기에 듣는 형사재판실무와 3학년 1학기에 듣는 민사재판실무라는 수업이 있는데, 이 수업이 로클럭 필기시험과 매우 유사합니다. 이 수업은 전국 로스쿨이 같은 날에 같은 시험을 봅니다. 그래서 전국 등수가 나오는데, 그 등수가 좋다면, 필기시험 면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우선선발 기회). 보통은 이 두 과목을 (A를 받을 정도로) 적당히 잘 보고, 로클럭 본 시험에서 매우 좋은 점수를 받는 경우 로클럭이 될 수 있습니다.

검찰의 경우에는 검찰실무1 수업, 검찰인턴, 검찰실무인턴, 검찰실무2 수업, 검찰 본시험, 면접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쳐 채용되는데, 검찰에 들어간 친구들 말로는 이 중 본시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또한 판사(로클럭)는 여러 종류의 재판을 소화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민사와 형사를 두루두루 잘해야 하는 반면, 검사는 기소가 주 업무이기에 형사법 하나만 탁월하게 잘 하면 나머지 과목은 변호사시험에 겨우 통과할 정도로만 해도 붙는 경우가 있으므로,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난이도가 다르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변호사 시험을 앞두고 멘탈 관리는 어떻게 하셨나요?

A. 저는 감정기복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장기 레이스를 못 견디고 낙오될 정도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심리적 지구력이 약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로스쿨 생활 중에도 차마 못 견딜 정도의 스트레스는 받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는 모든 사람에게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예컨대 저는, 3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한 과목을 망쳤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과목 시험을 치르면서 저는 절망감이 밀려왔습니다. 왜냐면 당시 저는 3학년 1학기였고, 반 년 후에 변호사 시험을 쳐야 하는데 어느 한 과목을 통째로 모른다는 건 변호사 시험에 큰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일단은 계획한 대로 나머지 과목을 공부했습니다. 어쨌든 시험은 봐야 하니까요. 다행히 그러한 노력 덕분인지, 시험을 치면서 든 절망감과는 다르게 막상 성적을 받아보니 그 과목을 제외한 다른 과목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그래, 하길 잘했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을 못 이기고 무너져 내려서 휴학하거나, 자퇴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비록 한 과목을 망쳤지만 포기하지 않고 공부한 끝에 다른 과목을 잘 봤고, 최종적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었듯이, 일단 불안에 떨지 말고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Q. 원치 않는 변호를 하셔야 할 때가 있으신가요? 만약 있으시다면, 그것이 직업 만족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합니다.

A. 원치 않는 변호라면 형사 변호를 말하는 거겠죠? 그런데 이건 꼭 형사 변호에 국한되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모든 분야를 통틀어 의뢰인과 저의 생각이 다른 경우가 간간히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노동자가 회사에서 해고를 당했고, 저는 그 해고가 부당해 보이지만 제가 회사 측 변호사인 경우가 그렇죠. 그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회사 편에 서야 하겠지요.

어쩌면 그게 변호사의 숙명이고 무게인 것 같습니다. 이걸 도저히 못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면 최대한 안 그런 쪽이나 혹은 자기가 그나마 참을 수 있는 분야로 가서 타협을 해야겠죠.

 

Q. 변호사는 어떤 적성과 흥미를 가진 사람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일단 공통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사람은, 말과 글에 능숙한 사람입니다. 요즘은 워낙 변호사의 진출분야가 다양해졌지만, 여전히 95% 이상의 변호사는 매일 말하고 매일 글을 씁니다. 그래서 언어적 표현에 자신 있는 분들은 변호사를 하시면 확실히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중요한 것이 사람과의 소통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원하는 게 뭔지 정확하게 알고 소통하는 법을 아시는 분에게 변호사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변호사로서 만나게 되는 대다수의 의뢰인들은 법률 지식이 전문가에 비해 부족하고, 그래서 원활히 대화를 이어나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오해를 사지 않고 의뢰인이 원하는 바를 잘 파악해서 소통할 수 있다면, 확실히 변호사로서 강점을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변호사의 안정성과 전망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최근 변호 시장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변호사들이 많이 합니다. 하지만 최소한 현재 20대인 분들이 은퇴할 때까지는 타 직업군에 비해 대체하기 어려운 직종인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법률에 의해 변호사의 자격과 직무가 보장받고 있으니까요.

덧붙여서, 변호사라는 직종이 전망 면에서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그 자격, 라이선스에서 비롯되는 확장성에 있습니다. 이 라이선스를 가지고, 전통적인 송무 영역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게 많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전망이 그렇게 어둡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 안정성에 대해서 말하자면, 안정성을 무엇으로 보냐에 따라 답변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는 이직이 정말 잦은 직종입니다. 그래서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할 수 있다는 의미의 안정성은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평생 일할 수 있다는 의미의 안정성은 꽤 높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사정이 있어 몇 년 쉬고 나서 다시 일할 때 일자리를 찾는 것이 변호사에게는 어렵지 않은 문제거든요.

 

Q. 대학병원 사내변호사로 진로를 정하시게 된 계기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저의 첫 직장은 송무 전문 로펌, 두 번째 직장은 자문 전문 로펌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두 직장을 모두 겪으면서, 한 발짝 떨어져서 조언을 하는 전문가의 역할에 한계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 특정 분야 내에서 그 구성원들과 실시간으로 의사소통하면서 업무를 처리하는 게 저에게 더 맞는 것 같아 사내변호사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대학병원에 오게 된 이유는 제가 의료법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첫 직장이 헬스케어에 전문성이 있는 로펌이어서 의료 관련 법을 많이 접했고, 개인적으로도 흥미가 있어 공부를 하고 있었거든요. 워라밸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업무 강도가 매우 높은 로펌과 달리, 업무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사학연금과 정년이 보장된다는 점도 진로 선택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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